1999년 씨랜드 참사로 아이를 잃은 어느 엄마의 시입니다.


아이야 너는 어디에

 

아이야,

여섯살이잖니

두 손으로 셈하기에도

네 개나 남은 나이인데

엄마와 3 더하기 3은 6

아직 일곱 여덞

셈하는 놀이도 끝나지 않았는데

하룻밤만 잔다더니

아직 그 곳에서 놀고 있니.

 

호숫물이 맑아

바닥에 뒹구는 조약돌이

말갛게 보이듯

네 눈동자도 그리 맑았지.

 

너의 향긋한 냄새는

너의 침대 베갯닛에도

너의 꼬꼬마 인형의 때묻은 뺨에도

그리고

지난 번 소풍 때 찍었던

사진 속의 네 미소에도

남아 있는데

너의 보송보송한 얼굴과

너의 고운 음성은

어디에 두었니

 

아이야!

네가 좋아하던 하늘나라에 누가 있더냐

너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아 주는 이

엄마 말고 누가 있더냐

너를 반겨 안아주는 이

할머니더냐, 할아버지더냐

그래,아이야

엄마 없다 울지 말고

우리 다시 만날 때 가지

그 분 손 놓지 말고 꼭 잡고 있으렴.

 

장난기 많아

잠시도 가만 못있는 아이야.

두고 온 세상 궁금하여

무릎 꿇고 내려다 보겠지.

너희들 맑은 눈으로

이 세상 구석구석 보다가

무심한 어른들

욕심 많은 어른들

심술 궂은 어른들이

만들어 둔 웅덩기 있거든

아이야

너희들이 천사되어

꿈 속에서 일깨워 주려마

다시는 다시는

이런 슬픔이 없도록 말이다.

 

아이야,

천사의 날개짓을 하고

오늘 밤

또 내일 밤

잠 못 들어 뒤척이는 엄마 곁에

향긋한 너의 향기 부리며 오지 않겠니

 

내 그때라도

너의 보들보들한 뺨에

내 얼굴을 비비고

너의 은행잎 같은 손을

내 눈에 대어

흐르는 눈물을 막아보련만.

그렇게나마

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

이 내 질긴 목숨

그래도

어이어이 이어 보련만

 

아이야

오늘도 이 엄마는

너를 안았던 가슴이 너무 허전해

너를 부르며 피를 토한다.

보고 싶은 아이야,

귀여운 우리 아가야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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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99년 사망자 23명, 부상자 5명..
아이들 방문을 잠궈둔 채 교사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가 불이났고, 이후 아이들이 창가에서 살려달라 비명을 질렀으나 결국 구해내지 못하여 301호 한 방안에서만 18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습니다.

저도 첫째 녀석이 벌써 6살이 되었네요.
가끔 말을 듣지 않을때도 있고, 성질을 낼 때도 있습니다만..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여 어제 자기 전, 녀석을 꼭 안아주면서 사랑한다고, 위험할 때 아빠가 목숨을 다해 구해줄께 라고 얘기해줬습니다.

건강하게 서로가 같이 얼굴을 보면서 지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아이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 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.
Posted by hop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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